AllRIDE 올라이드

일단 '그랜저'면 된다... 끝물에도 그랜저 판매 1위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 본문

신차리뷰

일단 '그랜저'면 된다... 끝물에도 그랜저 판매 1위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

올라이드 2022. 1. 6. 10:43


자동차를 구입하는데에는 여러가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엔진, 플랫폼, 세금,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브랜드 가치도 있죠. 오늘 집중 조명해볼 차량은 현대 준대형 세단 그랜저입니다. 코드명은 IG로 6세대 모델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이 3세대 플랫폼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1.6리터급 저배기량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는 한편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량 정측면 충돌시 방향성을 잃지 않는 '스몰 오버랩'기준도 충족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차를 좀 아시는 분들이라면 자동차의 뼈대. 그러니까 플랫폼의 세대 변경이 이뤄진 차량들을 구입하는게 응당 상식입니다. 하지만 그랜저는 아직도 이전 세대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바꾸고, 실내 공간을 좀 더 하이테크하게 치장했을 뿐. 기존 IG 그랜저와 구조적으로 큰 차이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함께 경쟁중인 기아 K8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것이 새롭게 진화한 K8 상품성을 전문가들은 더 높게 평가 합니다. 더 커진 차체와 기술,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지금까지는 K8이 더 우수합니다. 하지만 판매량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전월 기준 그랜저는 9천대로 당당하게 국내차 판매 1위를 달성했습니다. 출시 이후부터 그랜저는 꾸준히 1,2등을 달려왔기 때문에 사실상 무패 행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K8은 어떨까요? 전월 기준 4,000대를 판매했습니다.

물론 두 차량의 판매 수치를 절대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비율이 그랜저가 압도적으로 많고, 하이브리드 신청 비율이 높은 K8은 상대적으로 출고 물량이 밀려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치상 그랜저가 더 앞서 보이는 것은 사실인데요.

그럼에도 그랜저가 이만큼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K8의 출고량 대기를 감안 하더라도 현대차가 그 만큼의 생상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그랜저의 인기를 식지 않았음을 증명합니다.

오일 감소 등 파워트레인 논란, 디자인적 호불호, 조만간 있을 세대 변경이라는 악재가 있지만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그랜저. 그랜저라는 상징성과 일단 '차는 그랜저면 된다'라는 논리가 소비자들에게 깊이 내재 되어 있는건 아닐까요? 이제 어느새 그랜저는 곧 '사회적 성공'이라는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학습된 것으로 보입니다.

7세대 모델부터 준대형에서 대형으로 승격될 그랜저라는 가치에 늦게라도 올라 타기 위한 심리일까요? 3,500만원이면 2.5리터 가솔린 르블랑 트림을 갖춘 그랜저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세상. 그랜저가 성공의 상징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이제는 차를 사는게 아니라 가치를 사는 셈이 되버렸습니다.

 

글 / 올라이드

문의 / allride@naver.com